:: 나이지리아
티켓 값이 없어 브라질에 한참 늦게 도착했음에도 일본과 스웨덴을 연달아 꺾으며 일찍이 8강행 기차에 몸을 실었던 나이지리아. 막판에 있었던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는 힘을 뺀 채 경기에 임했다.
전반 4분만에 콜롬비아에 한 골을 허락했으며 계속해서 콜롬비아에 공격 찬스를 허용한 끝에 두 골을 내주며 패배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의도치 않게 일본을 고비로 몰아 넣기도 했는데, 첫 경기에 대패를 안긴 것은 물론 3차전에서는 콜롬비아에 져 스웨덴을 이긴 일본을 조 3위로 떠민 장본인이 됐다.
그러나 1, 2차전에서는 지난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올림픽 지역 예선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에테보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고, 로마의 유망주인 우마르도 연계 플레이에 능한 모습이었다. 물론 2차전을 끝마치고 대표팀 감독이 갑자기 사퇴 의사를 드러내며 혼란을 주기도 했으나 그래도 이번 대회까지는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 덴마크
조별 예선에서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을 기록한 덴마크. 같은 조에 속했던 이라크와 남아공이 어이 없이 삽질을 하는 바람에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지난 3차전에서는 브라질에 4-0으로 대패하기도 했다.
운이 나쁘게도 대회 내내 질타를 받았던 네이마르가 덴마크와의 경기에서부터 갑자기(?) 살아나며 불행이 시작됐는데, 그의 활발한 측면 돌파에 덴마크는 쉽사리 라인을 올려 반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90분 내내 브라질에 얻어 맞으며 4-0으로 패배한 것이다.
또한 승기를 잡았던 남아공전과 무승부를 거뒀던 이라크와의 경기에서도 경기력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와일드 카드이면서 주장인 공격수 비베의 부진이 다소 아쉬웠으며 미드필더 크리스텐센이 전력에서 빠지자 다소 패스 플레이가 투박해졌다는 단점도 눈에 띄었다.
:: 정리 및 예상 결과
누가 올라가도 4강에서 짐을 쌀 것 같은 두 팀의 대결이다. 이 경기에서 서로를 잡아도 4강에서는 포르투갈과 독일을 만나기 때문. 지난 6월 한국에서 열린 친선 대회에서 이미 두 팀이 맞붙었던 전적이 있는데, 덴마크가 나이지리아를 무려 6-2로 격파했었다.
그러나 이번 조별 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조금 다르다. 덴마크는 3차전에서 브라질에 90분 동안 끌려 다닌 것은 물론 운 좋게 승리했었던 남아공에게도 내용면에서는 밀리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덴마크는 3경기에서 1골을 넣는 최악의 공격력에도 나머지 두 팀이 고전한 덕에 조별 라운드를 통과했다고 볼 수 있으니 차라리 나이지리아의 우세를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인 듯 하다.